복제 개시점(ORI)은 말 그대로 DNA의 복제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어, 그냥 끝에서 끝으로 복제되는게 아닌가요? 그렇지가 않다.

여기에서도 물론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를 나눠서 봐야 한다. DNA의 성격이 다르니까 말이다.

 

원핵세포는 주로 원형의 DNA가 많고, 진핵세포는 주로 선형의 DNA를 갖고 있다.

DNA의 크기 역시 원핵세포에 비해 진핵세포가 훨씬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원핵세포는 하나나 두개 정도의 복제 개시점으로도 충분히 빠른 시간 안에 복제가 가능하지만 진핵세포는 여러개의 복제 개시점을 갖는다.

 

만약에 인간의 염색체 각각을 하나의 복제 개시점만 가지고 복제한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계산해보자(...)

인간의 염색체는 대략 30억 개의 염기쌍을 갖는다. 그리고 DNA 중합효소는 최대 1초에 1000개의 염기쌍 까지 복제가 가능하다.

1시간은 3,600초. 하루는 86,400초다. 즉, 하루에 최대 864*10^5개의 염기쌍을 복제할 수 있다. 전체는 3*10^9 쌍이니 나눠보자.

30000/864 = 34.72(일). 그러나 우리 몸의 염색체는 48개다. 다시 나눠보자. 그러면 0.72일 = 17.36시간이 나온다.

즉, 염색체를 복제하는 데에 최소 17.36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염기쌍의 수가 염색체마다 다르고 DNA 중합효소의 속도도 최대값으로만 계산했으므로 실제로는 족히 2~3일이 넘을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수정란이 난할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수정란이 난할을 할 때는 G1, G2기가 없이 S기와 M기만 반복되어 나타난다.

위 계산에 따르면, 대략 2일 정도마다 한 번씩 분열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략 20~30분마다 한번씩 분열이 일어난다.

진핵세포는 여러개의 복제 개시점을 갖는다.

 

그러면 우선은 원핵세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원핵세포는 특정한 유전자 서열 부위(복제 개시점)에 개시인자(Initiators) 단백질이 결합하는 것으로 복제가 시작된다.

우리들의 영원한 호구 대장균(E. coli)은 어떻게 복제를 하는가 살펴보자.

 

 

 

 

대장균의 복제 개시점은 oriC라 불리는 부분인데, 13쌍의 염기쌍으로 된 13-염기(13-mer) 시퀀스가 3번 반복되고, 그 뒤로 9쌍의 염기쌍으로 된 9-염기(9-mer) 시퀀스가 4번 반복되는 위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각각의 9-염기 시퀀스에는 DnaA라는 개시인자 단백질이 결합하게 되고, 그 후에 13-염기 시퀀스 부분에서 DNA 이중나선의 분리가 일어난다.

(13-염기 부분에 A:T 결합이 많은 것 역시 분리를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DnaA는 DNA 헬리카아제(DnaB, DNA helicase)와 헬리카아제 장전 단백질(DnaC, Helicase loader)을 불러와 헬리카아제를 각각의 단일사슬 DNA에 결합시키도록 한다.

 

헬리카아제가 결합하여 단일가닥을 점점 늘려주게 되면, 여기에 시발효소(Primase)가 결합하여 시발체(Primer)를 붙여준다.

 

뒤이어 제 3형 DNA 중합효소 완전효소(DNA pol Ⅲ holoenzyme)이 결합하면, 본격적인 복제가 개시된다.

 

즉,  복제 개시점에 DnaA가 결합하여 활성을 띄게 되면 단계적으로 복제 단백질들이 모이고 활성화 됨에 따라 복제가 개시되게 된다.

 

그러면 다른 원핵생물들도 저렇게 복제가 이루어지나요? 그것은 당연히 아니다. 

 

다양한 세균들은 다양한 복제 개시점을 갖고, 개시인자 단백질 역시 다르다. 그러나 기본적인 원리 자체는 동일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개시인자가 결합하는 부위와, DNA 사슬이 분리되는 부위가 따로 있고, 개시인자가 결합함에 따라 헬리카아제가 결합하고, 뒤이어 다른 복제 단백질들이 결합하여 복제를 시작한다는 것 말이다.

 

자, 그렇다면 진핵세포도 저런 방식일까? 일단 개시 단백질이 결합하고, 헬리카아제가 결합하여 복제가 시작되는 것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는 이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생각해보자. 원핵세포에서는 복제 개시점이 하나나 두 개 정도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복제가 시작되고 나면 그다지 재복제에 대한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왜냐? 복제가 진행되는 도중은 딸 DNA의 복제 개시점의 시퀀스가 완전하지 않을 것이니까. 하지만 진핵세포는 다르다.

 

진핵세포는 복제 개시점이 굉장히 많이 존재한다. 그렇지 않으면 DNA 복제에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복제 개시점에 따라 먼저 복제가 완료되어 딸 DNA에도 복제 개시점 시퀀스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해서 재복제가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되긴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염색체가 박살이 나겠지(...)

 

그러므로 각 복제 개시점에서는 딱 한 번의 복제만 일어나야 한다. 물론 모든 복제 개시점에서 전부 복제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복제 개시점에서는 복제가 개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이미 복제가 완료되면 더 이상 복제가 진행되면 안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진핵세포들은 상당히 천재적인 발상을 통해 해결했다. 세포는 G1기, S기, G2기, M기의 4 가지 주기를 갖는다.

 

진핵세포들은 복제 개시점에 개시인자 단백질을 G1기에 붙인다(!) 그렇지만 활성화는 되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S기가 되면, 일제히 활성화를 시켜서 복제를 시작한다. 복제가 진행되며 개시인자는 모두 떨어지게 되므로, 추가적인 재복제는 일어날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야 복잡하다.

 

우선, 진핵세포의 개시인자는 ORC(Origin recognition complex)라 불리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복제 개시점에 결합한다.

 

그러면 ORC를 인지하고 Cdt1와 Cdc6라는 두 헬리카아제 장전 단백질이 헬리카아제(Mcm2-7 복합체)를 갖고 와서 함께 결합한다.

 

Mcm2-7 역시 원핵세포 일때와 마찬가지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두 개를 장전한다. 

 

이 과정이 G1 단계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이 복합체를 pre-RC(복제전복합체, pre-replicative complex)라 부른다. 아직까지는 활성이 없어 복제가 시작되지 않는다. 복제를 준비하는 시기다.

 

이 후, S기에 들어가면 세포에서는 Cdk(Cyclin-dependent kinase)와 Ddk(Dbf4-dependent kinase)의 활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Cdc7 인산화효소(Cdc7 kinase)와 같은 다양한 인산화효소가 활성화됨에 따라, pre-RC에 붙어있던 Cdt1과 Cdc6가 인산화되어 떨어져나가 분해된다.

 

동시에 복제 개시점에 Cdc45, GINS, Mcm10 등 다양한 복제 단백질들이 차례대로 결합하여 활성화되고, 그 결과 복제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것은, 원핵세포에서는 시발효소가 먼저 결합하여 시발체를 붙여준 후에 DNA 중합효소가 들어왔다.

 

그러나 진핵세포에서는 먼저 DNA 중합효소δ(pol δ)와 DNA 중합효소ε(pol ε)가 먼저 결합하고, 뒤이어 DNA 중합효소α/시발효소가 들어온다.

 

어? DNA 중합효소α/시발효소 결합체가 먼저 복제를 시작하지 않나요? 그렇다.

 

그런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DNA 중합효소δ와 ε가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가 DNA 중합효소α/시발효소가 DNA 단일사슬에 결합하여 복제를 시작하게 되면 곧바로 DNA 중합효소 교체(Polymerase switching)을 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진핵세포에서는 철저하게 복제가 딱 한 번만 동시에 일어날 수 있도록 통제한다. 

 

Cdk의 활성이 낮을 경우(G1기)에는 pre-RC가 형성되지만 복제가 시작될 수 없고, 반대로 Cdk의 활성이 높을 경우, 이미 형성된 pre-RC가 활성화되어 복제가 시작되지만 새로운 pre-RC가 형성되는 것은 막는다.

(Cdt1, Cdc6이 모두 인산화 되어버려서 못 쓰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장치가 없는 원핵생물에게서는 중복 복제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매우 빠르게 분열하는 원핵세포에서는 종종 DNA의 복제가 아직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생성된 딸 DNA에서 또 다시 복제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얘네들 역시 이렇게 마구잡이로 분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재복제를 막기 위해 여러 기작이 존재한다.

 

한 가지 방법은, DNA를 메틸화 상태를 이용하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대장균에서, Dam 메틸기 전달효소(Dam metyltransferase)는 모든 GATC 서열의 A를 메틸화시킨다. 위로 쭉쭉 올려 맨 위의 모식도를 보면, 13-염기 자리의 맨 앞 부분이 GATC다.

 

복제 개시점에 GATC 서열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복제가 된 후에 메틸화 시키나요? 아니다. 복제되기 전에 미리 메틸화를 시켜둔다.

 

복제가 시작되고, 새로 합성된 단일가닥 DNA의 GATC 서열은 A가 메틸화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물론 주형이 되는 가닥에서는 메틸화가 되어 있다.

 

 이것을 반메틸화라 하는데, 이것을 SeqA라 불리는 단백질이 감지하여 결합한다. 그러면 DNA가 추가적으로 복제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 SeqA가 딱 결합해서 방해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여기에서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DnaA가 DNA에 결합하기 위해서는 ATP와 결합한 상태여야만 한다.

 

 DnaA-ATP 결합체가 DNA의 복제 개시점에 결합하여 복제를 개시하면, ATP는 ADP로 바뀐다. 그러면 DnaA는 일시적으로 불활성화 될 것이다. 

 

 또 한, DnaA는 여러 유전자에서 전자 조절자로써 작용한다. 무슨 뜻인가? 당연히 복제 개시점 외에도 많은 DnaA 결합부위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 부위는 복제 개시점이 아니므로 새로운 복제가 시작되진 않는다.

 

 즉, 복제가 됨에 따라 DnaA 결합부위는 점점 배가 될 것이다. 그러면 활성을 갖는 DnaA가 모두 엉뚱한 데 결합해버려 복제의 개시가 억제된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게 완벽하게 재복제를 막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대 속도로 분열하는 대장균의 경우, 본래 DNA가 복제되는 속도는 40분 이상인데 재복제를 통해 약 20분만에 세포분열을 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각 세포분열 주기 당 복제가 딱 한 번씩만 되도록 조절한다.

 

Reference : blog.naver.com/ling1134/7016593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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